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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관리자	조회수	: 1158
E-mail	: 관리자 권한	등록일	: 2004-06-02
첨부화일	: 첨부화일 없음

[자외선]골프칠땐 몰라도 봄볕에 그을리면 피부는 죽을 맛

[매일경제 2004-04-13 09:47]

겨우내 와신상담하는 심정으로 필드를 그리던 골퍼들에게 드디어 축복의 계절 이 돌아왔
다.
그 동안의 답답함을 씻어줄 너른 하늘, 맑은 공기, 숲과 잔디밭을 고요하고도 명랑하게
라운딩할 수 있는 봄이 돌아온 것이다.

골프 마니아의 골프 클럽은 반지르르 윤기를 자랑하며 주말 라운딩을 기다리고 있을 것
이다. 이번주에 있을 라운딩이 올해의 첫 라운딩이라면 `머리 올리던 심정`이 골퍼들의
마음 속에서 고스란히 재현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피부과 의사들은 골퍼들의 봄이 걱정스럽지 않을 수 없다. 골프의 매력 에 홀린
사람 중 벙커에 맑은 피부를 빠뜨리고 돌아오는 이들이 봄에 제일 많 은 까닭이다.

바로 몇 주 전에도 잘 알고 지내던 분이 평소와는 다르게 두껍게 화장한 얼굴 로 진찰실
을 찾았다. 그 분은 40대 초반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평소 꼼꼼하게 피부를 관리해 잡티
하나 없이 맑은 이미지를 유지해 왔다.

하지만 그날의 화장은 답답해 보일 정도로 짙었고 어딘지 모르게 우울한 기분 마저 들게
했다. 자세히 살펴보니 피부 톤이 고르지 못했고 두 눈 아래쪽에 그 림자 색의 기미가 도
드라져 있었다.

올해 첫 라운딩의 흥분이 그대로 반영된 결과였다. 봄 햇볕이 머금은 자외선 세기가 여
름 못지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아침에 눈을 뜨면 필드로 뛰어나가기 바빠 자외선 차단제
를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는 것이다.

문득 99년 US오픈 결승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워터 해저드에 빠진 공을 치기 위해 벗어
던진 박세리의 양말. 그때 드러났던 흙빛 장딴지와 하얀 발의 대조 는 필자의 가슴을 뭉
클하게 만들었다.

박세리라는 플레이어가 얼마나 오랜 시간을, 자신의 외양에는 신경 쓰지 않은 채 우승을
향한 집념으로 단련해왔는지 보여주는 명백한 증거였기 때문이다.

필자에게 박세리의 장딴지와 그 환자의 기미는 같은 의미로 다가왔다. 두 사람 에게 있
어 플레이에 집중하는 그 시간은, 햇볕에 신경을 쓴다는 자체가 사치스 럽게 여겨질 정도
로 열정적이고 밀도 깊은 집중의 시간이었을 것이다. 자외선 뿐 아니라 그 누구에게도 방
해받고 싶지 않을, 소중한 몰입에의 시간이었을 것 이다.

그 열중의 시간을 더 오랫동안 만끽하기 위해서는 맑은 피부를 벙커에 빠뜨리 는 실수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하고 싶다.

햇볕 무서워서 라운딩 못하는 일은 없어야 하지 않겠는가. 햇볕은 골퍼들에게 유혹 그 자
체이지만 그 이면에는 색소침착, 주름 등 피부노화를 부르는 주범임 을 잊어서는 안 된
다.

물론 자외선의 이러한 해악들을 제거할 수 있는 방법이 현대의학에 의해 많이 개발돼 있
지만 예방만큼 좋은 치료는 없다. 자외선 차단제가 예방약이다.

라운딩 전에 충분히 자외선 차단제를 발랐더라도 인코스만 돌면 흘러내리는 땀 때문에
자외선 차단제는 그 효력을 잃고 만다.

아웃코스를 돌기 전에 차단제를 한 번 더 덧바르는 것을 잊지 않아야 제대로 자외선을 차
단할 수 있다.

땀을 많이 흘리는 골퍼라면 3시간에 한 번은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도록 한다.

자외선 차단제를 골프 공처럼 품 안에서 놓지 않는 골퍼가 더 많아지기를 기대 해 본다.

<임이석 테마피부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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